살다가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일들을 맞이하게 될 때가 있는데요, 특히 같이 일하는 직장 동료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너무나 충격이 큽니다. 벌써 몇달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9월 중순 어느날, 아침에 딸이 몰고가는 자동차를 따라가서, 딸이 학교 주차장에 무사히 도착하는 모습을 보고, 직장에 도착해서 기본적으로 확인할 것들을 확인하는데, SNS에서 우리가 사는 리치랜드 듀포테일 다리에서 자전거타고 가던 사람이 차에 치어서 숨졌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아직 자세한 정보는 없었고, 그 사고가 새벽에 발생을 한 터라, 저는 그냥 그렇다고만 알고 넘어가서, 평소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점심때 좀 더 지나서인가, 제 옆 건물에 있는 직장 동료가 전화가 직접 오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느낌이 독특했는데, 전화받자마자, 아침에 듀포테일 다리 교통사고 소식 들었냐고 바로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간략하게 본 것 같다라고 말하니까, 그 친구가 충격받지 말라고 하면서, 에릭이 오늘 아침에 자전거타고 가다가 자동차에 부딛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아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17년전 박사후 연구원으로 왔을때 미생물 그룹과도 활발한 공동연구를 했었는데요 (저의 연구 업무의 대략 50%), 그때 미생물 배양하고 분석 시료 만들어주던 실험실에서 일하는 연구원 중에 한명이 에릭 힐 (Eric Hill) 인데, 그 사람이 사고를 당한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몇몇 과제에 같이 일하면서, 가끔씩 보던 동료가 그렇게 갑작스럽게, 허망하게 가는 일을 당하고 보니, 정말 너무 황당하더라구요.

그 친구는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The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 우리가 속칭으로 몰몬이라고 하는 기독교 종파에 소속된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쉽게 알수 있는게, 대부분 자녀를 많이 낳습니다. 몰몬교인들은 자녀들을 많이 낳는것은 축복으로 여기거든요. 제가 에릭도 몰몬 교인으로 알고 있는 이유도 에릭의 자녀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이 몰몬교의 총 본산이 있는 유타주 솔트 레이크 시티와 멀지 않아서, 물몬 교인도 많고, 제가 사는 도시에는, 높은 성직자 레벨만 출입할 수 있는 성전 (Temple) 도 있습니다 (일반 교인들은 Stake와 Ward에서 예배).

아무튼, 장례식 일정이 공유되고, 에릭의 장례식을 리치랜드 LDS 성전 (Temple) 옆에 있는 Ward에서 한다고 해서, 장례식도 다녀왔습니다. 에릭의 그 웃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미국에서 장례식도 이제 제법 많이 다녔는데, 몰몬 교회에서의 장례식도 조금은 다른 점이 보이더라구요. 장례식 시작전에 Pall Bearer들이 관을 들고 들어와서 본당 가운데 안치 후에, 장례식을 시작하고, 또 장례식 마지막에는 관이 나가고 나서 참석자들이 나가더라구요. 요즘 미국 교회는 일반 대중에게는 거의 뷰잉(Viewing)을 안합니다. 그 전날, 혹은 그날 아침에 할 사람만 따로 불러서 하는 것 같아요. 에릭이 잘 웃고 좋은 사람이어서 그런지는 몰랐지만, 그 몰몬 교회 Ward가 거의 꽉 찼습니다. 절반은 본당이고 나머지 절반은 체육관 처럼 되어 있는 건물이었는데, 오늘 장례식을 위해 가운데 벽을 완전히 없앴더라구요. 제가 놓여있는 의자만 어렴풋이 계산해봐도 500명은 넘어 보였습니다.

미국에서의 장례 문화에서는 비록 친한 사람을 잃었지만, 장례식에서는 밝은 모습들을 보이려고 하더라구요. 참고로 이런 표현은 정말 조심해야 하는게, 미국은 정말 다양한 문화의 집합체라, 지역마다 다 다르고, 어떤 문화권이냐, 도시냐 시골이냐에 따라 또 다 다르죠. 그래서 저는 미국은 이렇다라는 표현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도저히 일반화 할 수 없는 주어가 “미국은….”으로 시작하는 문장이죠. 모든 장례식을 마치고 나와서 PNNL 직장동료들끼리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은퇴한 분들도 오셔서 같이 찍었는데, 대략 30여명 정도 그날 장례식에 같이 했습니다. 물론 출장이나 다른 일 때문에 가깝게 지냈던 직장 동료들이 참석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날씨는 아주 화창하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 때 누구 스마트폰을 찍은 것 같은데, 아직 화일로 받지는 못했네요. 아, 그리고 에릭의 나이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는데, 장례식에서 정확하게 알게 되었죠. 저보다 한살 많은 형님이더라구요, 학부 마치고 연구소 입사해서 오래 다닌셈이네요.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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