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워싱턴주 주민이 된 이후 16번째로 새해 맞이를 하게 되었는데, 비록 뉴욕 맨하튼 타임스퀘어 광장은 못가더라도, 한번은 시애틀 다운타운, 시애틀의 상징물인 스페이스 니들에서 하는 새해맞이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가만 돌이켜 보니, 지금까지 12월 31일 밤은 항상 집에 있거나 교회의 송구영신 예배에 참석하거나 한것 같습니다. 우리가 시애틀에 사는게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여행 일정을 잡아야 했는데요, 겨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기예보입니다. 첫째는, 리치랜드에서 가는날과 돌아오는 날 산을 넘어가는 스노퀄미 패스(Snoqualmie Pass)의 날씨입니다. 보통 제설 차량이 열심히 제설작업을 하지만, 폭설이 내리면 아예 도로를 막아버리거든요. 계획 10일 전 즈음의 일기예보에서는 눈이 올거라고 해서 어찌하나 조금은 걱정했는데, 12월 31일이 다가 올수록 날씨가 좋아지더라구요. 출발 3일전에 호텔을 예약을 했고, 다행히 오가는 길에 눈은 전혀 오지 않았습니다. 둘째는 시애틀의 당일 날씨 입니다. 겨울에는 시애틀 지역에 비가 자주 오기때문에, 혹시 새해맞이 카운트다운하는데 비가 오는 상황이면, 그렇게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다행히 우리 가족의 계획을 하늘이 알아 준것인지, 31일 밤에 시애틀에 비도 오지 않더라구요. 정말 모든게 좋았습니다.
그리고 스페이스 니들 근처에 주차하면 빠져나오기 무지 힘들다는 이야기를 후배한테 들어서, 몇 가지 방법을 고민하다가, 스페이스 니들에서 시애틀 다운타운까지 운행하는 모노레일을 고려해보라는 후배 말을 듣고, 호텔을 Westlake Monorail Station 근처에 있는 Hyatt Regency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31일 저녁에 호텔에 도착해서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데, 와우 정말 주차 전쟁이었습니다. 우리는 정말 운이 좋게, 몇번 돌고 있는데, 나가는 차를 한대 발견해서, 쉽게 주차하고 호텔 체크인 했습니다. 아래는 호텔 방에서 촬영한 시애틀 다운타운의 모습입니다. 오늘은 시애틀에서 잠을 잘 못들겠죠? 하하

31일 저녁은 한국 시간으로 1월 1일 낮이라, 호텔방에서 양가 부모님들과 화상 통화를 하고 몇몇 친척분들 통화 후, 조금 쉬다가 호텔을 나왔습니다. Shake Shack 버거집에 가서 간식(?)같은 햄버거를 먹고 드디어 모노레일을 타고 스페이스 니들로 갔습니다. 와우 벌써부터 사람이 많더라구요. 입구에 있는 여러 부스에서 새해맞이 행사 기념품들을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것을 알래스카 항공 (본사가 알래스카가 아니라 시애틀에 있음)에서 후원하더라구요. 그래서 다 받아서 착용을 해 봤는데, 종이 모자는 너무 작아서 (혹은 저의 머리 크기가 커서), 사진만 몇장 찍고는 LED 불이 반짝이는 머리띠로 바꿨습니다. 아래 사진은 그날 입구에서 받은것들입니다.

광장 잔디밭 및 분수대쪽으로 가니, 사람들 벌써부터 엄청 많더라구요. 그리고 밤 10시부터 음악 크게 틀고 사회자가 진행을 합니다. 그리고 매 30분 마다 스페이스 니들과 분수가 음악에 맞춰서 반짝입니다. 동영상도 찍긴했는데, 여기에 동영상까지 올리기는 좀 그렇네요. 아마 인터넷 찾아보면 자료가 많을 것 같습니다. 스페이스 니들의 색상이 계속 바뀌는게 보기 예쁘더라구요.


아들 녀석이 출출하다며, 광장에서 파는 핫도그 먹고 싶다고 해서 갔는데, 와 거기도 줄이 상당하더라구요. 그리고 줄을 서 있으니, 그 소시지 굽는 냄새가 정말 침샘을 자극하더라구요. 하하! 아 그리고 여기 광장을 둘러보니, 공중화장실이 잘 되어 있더라구요. 화장실 문제는 걱정할필요가 없더라구요.
드디어 새해 카운트 다운 10분전. 사실 20분 전부터 뭔가 하늘에 떠 다니기 시작합니다. 저는 드론쇼를 한다는것은 알았는데, 그 하늘에 먼저 떠서 주변을 돌아다니는게 뭐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공간 테스트를 하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0분전, 저는 드론들이 어떻게 등장하나 참 궁금했는데, 한쪽 구석에서 탑처럼 올라오더라구요. 그때부터 카운트다운할때까지는 계속 그 드론 쇼를 봐야 해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드론쇼를 눈 앞에서 직접보는 아이들은 연신 Cool을 외치며 보더라구요. 알래스카 로고, 빅풋, 미국 국기, 크라겐, 스키, 등등하다가 새해 10초전부터 숫자로 바뀌면서 카운트다운을 시작합니다. 모두들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새해가 되니 스페이스 니들에서 어마어마한 불꽃놀이가 펼쳐집니다. 제가 사는 리치랜드의 불꽃놀이와는 당연히 차원이 다르죠.

아마 불꽃놀이도 15분 정도 진행된것 같습니다. 불꽃놀이가 다 끝나고 사회자가 오늘 축제는 끝났다고 하자 거기 모인 수많은 군중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데, 와 정말 사람들에 떠밀려서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보니 그 주변 도로들도 꽉 막혀있고, 다 경찰들이 통제하고 있더라구요. 우리는 모노레일을 타러 갔는데, 거기도 상당히 오래 기다려서 타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가족들한테 물어보니 다들 와보길 잘했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들이 너무 어리면 좀 그럴것 같고, 아이들이 좀 컸다면, 꼭 한번은 가볼만한 축제의 자리인것 같아요. 매년 조금씩 더 발전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