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 고등학교 테니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들은 벌써 리치랜드 고등학교 테니스 팀 학교 대표로 2년을 뛰어왔기 때문에 당연히 대표팀으로 뛰는거지만, 딸은 처음이라 코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주일동안 참가자들 사이에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딸도 그 동안 아빠와 연습을 좀 해와서, 그리고 코치들이 좋게 봐줘서 운이 좋았는지 신입생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대표팀에 뽑혔습니다. 여학생 50여명이 신청했는데 그 중 10명에 뽑혔네요. 나중에 들어보니, 전체 대표팀으로 뽑힌 여학생들 가운데, 신입생은 저의 딸 혼자 뿐이라네요. 올해 유니폼 디자인은 또 작년과 다르네요. 남매가 둘다 발시티 티셔츠를 받았습니다.
학교 대표팀으로 뽑힌 그 다음주부터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2시간 가량씩 계속 훈련을 했습니다. 남학생 코트에서는 아들이 훈련하고, 여학생 코트에서는 딸이 훈련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잘치는 동료들이랑 그렇게 치니까 테니스 실력이 엄청 빨리 느는것 같습니다. 미국 USTA 리그에 참가하는 아마추어 성인들은 회원 가입할때 설문조사를 하는데,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때 학교 대표팀(Varsity)으로 뛴적이 있느냐가 중요한 질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제가 생각할때도 미국에서 학교 발시티 팀에 있었다고 하면 어느정도 기량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테니스는 자전거 타는거랑 같아서, 한번 몸에 익으면 평생 칠 수 있거든요. 아, 그나저나 올해는 저의 아들, 딸 모두 학교 대표팀에 소속이 되게되어서 저는 두명의 발시티 선수의 아빠로서 테니스 팀을 위해 뭔가 해야하겠다는 약간의 부담감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들은 이제 알아서 하니까 경기같은것은 사실 안봐도 되고, 딸은 신입생이니 딸의 연습과 경기에 관심을 좀 더 둘 생각이긴 했지만요.
아들은 리치랜드 고등학교 테니스 팀 캡틴으로 지명 되었습니다. 뭘 따로 크게 하는 거는 없는데, 경기 시작전 남학생/여학생 선수들 모두 모아서 잘 하자고 격려하고 화이팅을 외치는 그런 일을 시즌 내내 했습니다. 아래는 그런 모습 한장.
올 시즌 그 수 많은 학교 대항전 대회에 아들은 2번 혹은 3번 단식, 아니면 1번 복식으로 경기를 했고, 딸은 주로 3번 단식위치였는데, 가끔은 2번 단식 경기도 뛰곤했습니다. 학교 대항전은 남여 각각 4명의 단식 경기와 3팀의 복식 경기, 즉 7경기를 해서 많이 이긴 학교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참 많고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이번에 리치랜드 고등학교는 남/여 모두 MCC리그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총 9개 고등학교가 이 리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정규 시즌 끝나고, 워싱턴 스테이트 토너먼트 대회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러한 정규 시즌 이외에도 큰 토너먼트 대회가 두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트라이시티에서 주최하는 Tri-City Invite 테니스 토너먼트이고, 또 다른 하나는 Spokane에서 주최하는 Inland Empire 테니스 토너먼트입니다. 트라이시티에는 약 30여개 학교가 참여하고, Inland Empire는 무려 60여개 학교가 참여합니다. 특히 Spokane에서 열리는 대회는 수 많은 고등학교 테니스 코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리치랜드 학교 코치들이 저보고 첫날 차량편을 도와줄수 있냐고 물어봐서, 금요일 하루 휴가 내고 1박 2일 다녀왔습니다. 학교 스쿨버스 한대, 남자, 여자 코치 차량 각각, 그리고 한대의 저의 미니밴으로 선수들을 네 지역으로 나눠서 (13개 학교 테니스코트) 아침에 데려다주고, 끝나는대로 가서 픽업해오는 일이었는데, 직접 해보고 나서 정말 가서 도와주기를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금요일 아침에 학교마다 등교하는 학생들도 많고 학교 주변에 차량도 많은데, 처음 가봐서 테니스 코트 가장 근접한 파킹랏도 잘 모르고, 아무튼 금요일 아침에 힘들었습니다만, 내년에 또 가면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것 같더라구요. 우리 딸이 테니스 팀원들과 같이 호텔에서 자면서 언니들과 너무 재미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밤에 잠깐 언니들과 쇼핑도 같이 다녀오고.. 아래 사진은 마지막날 Championship Bracket 준결승/결승 경기가 진행된 Mead 고등학교와 Consolation Bracket 준결승/결승경기가 진행된 Mt. Spokane 고등학교 테니스 코트의 모습입니다.
이런 학교 테니스가 끝나고 이제 여름방학때는 USTA 주니어 토너먼트 다닐 때입니다. 우리야 뭐 그렇게 포인트나 랭킹에 신경을 안써서 주변 지역에서 펼쳐지는 레벨 6나 레벨 5에 간간히 다니면서 다른 도시에서 온 학생들과 경기해보는걸로 만족합니다. 아무튼 너무 신나는 테니스 패밀리 2024시즌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