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와 시래기

너무 큰 욕심 안부리고 집 한켠에 만들어 놓은 플랜트 베드 (텃밭). 지난 2년동안 도라지를 꽤 가꿔봤는데요, 첫째 보라색이나 하얀색 꽃이 필때를 제외하면 미관상 별로 좋지 않습니다. 키가 상당히 큰 편이라 자동으로 물을 주는 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막기도 하고, 바람이 불면 옆으로 쓰러집니다. 그래서 지난 가을에 2년만 키우고, 다 뽑기로 결정을 내렸는데요, 아래 사진들은 도라지 뽑기전의 모습과 수확한 도라지의 모습입니다. 상당히, 보기보다는 수확량이 많았는데, 제가 충분한 공간을 줘서 심지 않고, 거의 흩뿌리다 시피해서 심어키우다 보니 뿌리 모양이 별로 매끈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맛은 좋더라구요. 이런거를 드리면 젊은 분들은 그냥 냉장고에 있다가 쓰레기통에 직행할것 같아서, 그래도 다듬어서 드실만한 연세가 있으신 분들에게 나눠드리고, 저도 다듬어서 도라지 무침과 오징어 무침에 넣어서 먹었지요.

올해 봄에는 주 종목을 뭐로 해볼까 고민하다가, 시래기 무를 심어봤습니다. 무가 잘 자랄때 모습을 사진을 찍어 놓은게 어디 있을텐데, 못찾겠습니다. 꽃대가 막 올라오려고 할 무렵에 다 뽑아서 수확을 하고 뿌리를 묶어달아서 안쓰는 빨래 건조대에 널어서 말렸는데요, 여기는 상당히 건조할 날씨라서 3일이면 바짝 마르더라구요. 총 일곱 두름 (두름이라는 표현이 맞는 말인지 모르겠네요). 밑에 사진에서 보시면, 이미 조금 건조된 상태라서 그렇지 사실 막 뽑아냈을 당시에는 부피가 상당했었습니다. 🙂

3일을 이렇게 건조시키고 나서, 어떻게 보관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연세 있으신 분께 물어보니, 이렇게 건조된 상태로 보관하기가 힘드니, 삶아서 한번에 먹을 만큼씩 나눠서 담은 다음에 냉동실에 얼려두라고 하시더라구요. 하룻 밤 저녁에 이 마른 시래기를 다시 데쳐서 한번 먹을 분량으로 나눠서 보관했습니다. 아내한테 한번 사진 찍어 달라고 했더니, 이런 푸근한 표정으로 삶은 시래기를 바라 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네요. 하하

시래기를 썰어넣고 끓인 된장찌개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하기 힘든 고향의 맛이 있죠. 약간 칼칼한 고춧가루와 함께라면…

그리고 언제나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가족에게 몸을 희생하는 부추를 같이 수확 했습니다. 부추는 잘라내도 계속 자라기 때문에 여러번 수확해서 먹을 수 있죠. 이번 수확한 부추는 아내의 김밥재료, 그리고 저의 부추김치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지난번 수확했을때는 짧게 다져서 만두속 재료로 사용되었었죠. 참 요긴한 녀석입니다. 벌레도 없고, 건강에도 좋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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