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대학 풋볼 (College Football)과 고등학교 풋볼 (High School Football) 경기를 TV로 보지 않고, 실제 경기장에 가서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풋볼시즌이 되면 항상 주말에 경기가 있는데요, 금요일 저녁은 고등학교 경기, 토요일은 대학교 경기, 그리고 일요일은 NFL 프로페셔널들의 경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겨울의 금토일은 풋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항상 기대되기 마련이지요. 아 물론, 자기가 응원하는 팀들이 있다면요… (참고로 NFL의 경우 대부분은 일요일에 하지만, 광고 수입 극대화를 위해 일주일에 2 경기는 월요일, 목요일에 합니다)
먼저 지난 9월에, 제가 사는 도시에서 차로 2시간 좀 넘게 걸리는 도시인 풀만 (Pullman, WA)에 위치한 워싱턴 주립대학교(WSU – Washington State Univ.)를 다녀왔습니다. 이날 콜로라도 주립대(Colorado State Univ.)와의 풋볼 경기에 공짜표가 생겨서 아들과 같이 다녀왔습니다. 사실 풀만에 한번은 꼭 가보고 싶었는데, 막상 여기만 갈려고 하니 갈 일이 없더라구요. 다행히 이번에 기회가 되어서 친구랑 같이 차를 타고 갔는데, 가는 길이 참 황량하더라구요. 이 풀만이라는 곳은 정말 예전에 누가 했던 농담처럼 가는 길에 풀만있다는 이야기가 꼭 맞더라구요. 하하. 아무튼 근처에 도착을 하니 풀만에 도착했다는 알림석이 앞에 보이네요. 풋볼 경기날이라서 차가 많더라구요.
도착해서 경기장 주변도 돌아보고 티켓에 포함되어 있는 무료 점심식사도 하고 경기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경기장 주변에 마칭밴드들도 모여서 연습하고, 모든 사람들이 아주 신이 난 상태더라구요. 테일게이트 파티 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고, 텐트 쳐놓고 시간 보내는 사람도 많고, 재학생 뿐만 아니라 엄청난 수의 졸업생들도 경기를 보러오더라구요. 캠퍼스 안을 둘러보다가 쿠거(Cougar)상을 발견했습니다. 워싱턴 주립대의 상징이 이 쿠거인데요, 짧게 Coug이라고 하죠. 응원할때는 Go! Coug! 이라고 합니다.
점심도 먹고 모든 준비를 마친후 경기장에 입장을 했습니다. 역시나 운동하는 경기장은 넓고 좋더라구요. 사람들도 엄청 많구요. 경기장안에서 연습도 하고, 여러 작은 이벤트도 있고, 음식도 팔고 당연히 맥주도 팝니다. 경기 시작시간이 다가오니 마칭밴드, 치어리더, 댄스팀등 모든 사람들이 선수가 입장하는 라인에 서서 선수들이 입장하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나서는 모든 선수들이 뛰어나오죠. 깃발을 들고 앞 기둥에서 불꽃을 피워올리면서요..하하
이날 경기는 너무 일방적이어서 경기 자체는 그렇게 몰입감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최종 스코어는 38-7로 워싱턴 주립대가 승리했습니다. 운동은 상대적이지만 이날은 워싱턴 주립대가 엄청 잘 하더라구요. 터치다운 롱패스도 잘 되고. 하프타임때는 마칭밴드들이 공연도 합니다. 마칭밴드들 운동선수들 만큼 엄청 힘들겠더라구요. 거의 쉬지 못하고 계속 뭔가 해야 합니다. 그리고 터치다운이 되면 항상 워싱턴 주립대학교의 Fight Song을 연주합니다. 이날 이 연주를 너무 많이 들어서 아직까지도 뇌리에 남아 있네요. 혹시 들어보시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가, 이제는 기분좋게 들리네요.
워싱턴주립대 Fight Song <- Click!
다음은 10월에 갔었던 고등학교 풋볼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신입생때부터 리치랜드 고등학교 방송반(Broadcasting Club)에 가입해서 운동경기가 있는 날은 방송을 하러 갑니다. 지금까지 여러 학교 발시티 스포츠 경기 방송을 YouTube로 해왔는데요, 아들은 풋볼, 배구, 농구의 경기를 중계하면서 주 카메라, 필드 카메라를 잡고 촬영하거나, 메인룸에 앉아서 그래픽이라고 한다는데, 여러 카메라들로 부터 들어오고 있는 화면들을 조절하는 등등의 일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10학년이지만 11, 12학년이 되면 밑에 후배들을 가르쳐주는 입장이 되겠지요. 야구랑 축구도 중계가 있긴한데, 아들이 하는 테니스팀이랑 겹쳐서 봄에는 방송을 안합니다. 물론 이 방송팀에는 학교 정식 직원 한분이 상주를 하고 있어서 모든것을 책임은 지고 운영하고, 클럽 학생들은 도와주는 역할이겠죠.
매번 인터넷으로 보다가 이번 경기에는, 중학교 다니는 딸이 리치랜드 고등학교 마칭밴드랑 같이 하프타임 공연을 한다고 해서, 드디어 제가 직접가서 보기로 했습니다. 어짜피 다 끝나면 데리고 와야 하니까요. 여기와서 처음으로 고등학교 풋볼 경기장에 입장료를 무려 $5불을 내고 들어갔습니다. 하하 들어가서 보니 상당히 좋던데요? 여기 경기장은 리치랜드 고등학교에 (혹은 옆에) 있는 Fran Rish Stadium이라고 하는데, 고등학교 선수들이 모두 각자의 학교에서 경기를 하는게 아니라, Richland도시에 있는 고등학교는 이곳에서 경기를 합니다. 이런 좋은 경기장을 학교마다 만든다면, 도시 주민들의 세금을 너무 낭비하는 것이 되겠지요. 그래서 이 경기장은 리치랜드 고등학교에 위치해 있지만 리치랜드 고등학교와 핸프드 고등학교가 같이 사용합니다. 경기 시작전 딸을 연습하는데 내려주고 들어갔더니 사람들이 아직 별로 없네요.
잠시후에 원정팀 선수단이 대형 버스를 타고 경기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오늘 리치랜드 고등학교의 상대는 워싱턴주 밴쿠버 (Vancouver, WA)에 있는 Mountain View High School입니다. 거리도 상당해서 오고 가는데 엄청 힘들것 같습니다. 버스가 도착을 하니, 선수들도 내리고 코칭 스탭도 내리고, 치어리더, 댄스팀 모두 다 내리더라구요. 대형 버스 2대로 왔으니, 아마 모든 선수단이 온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아래 사진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그 학교 선수 부모들로 보이는 분들이 차를 몰고 이 버스들을 따라 엄청 들어왔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에 앞서, 저 건너편에 방송실에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DSLR 카메라로 당겨서 찍어보니 아들녀석도 모여서 회의를 하고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오늘 온 방송반들 업무 분담을 다 마치고 나면 각자 위치에 내려가는데, 오늘은 아들이 신입생 한명 데리고 필드 카메라를 잡았네요. 사실 이거 쉬운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거의 2-3시간 집중을 해야 하는 일이죠.
암튼 모두 준비가 되고 경기가 시작 되었습니다. 전반전은 리치랜드가 항상 앞서면서 경기를 마쳤습니다. 그 먼거리 원정을 와서 잘 하기가 정말 쉽지 않을것 같지만, 지금 저 자리까지 와 있는 발시티 풋볼 선수들은 그런것 즈음은 모두 이겨내었으니 저 자리까지 와 있는것이겠죠. 다들 자기가 뛰는 학교팀이 워싱턴주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싶어하니까요.. 참 여기서 또하나, 리치랜드 고등학교는 Fight Song을 워싱턴 주립대학교 음악을 그대로 씁니다. 하하 저도 왜 그런지 잘은 모르겠는데, 고등학교들은 대학교에서 쓰는걸 쓰나봅니다. 참고로 같은 도시의 핸포드 고등학교 Fight Song은, 저 멀리 인디애나주에 있는 노트르담 (Notre Dame) 대학교 Fight Song을 쓴다고 하네요. 하 이런.. 그래도 한번 들어보시죠.
리치랜드 고등학교 Fight Song <- Click
드디어 하프타임이 되었습니다. 보통은 고등학교 마칭밴드가 공연을 하는데, 오늘은 인접 2개 중학교 밴드가 같이 참여해서 전반부를 하고, 후반부는 리치랜드 마칭밴드 단독으로 연주를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딸도 TV로만 보던 고등학교 풋볼을 현장에서 보게 되었죠. 밑에 왼편 사진은 합동 연주, 오른쪽은 고등학교 마칭밴드 단독 연주사진입니다. 그리고 뒤에 보이는 좌석들은 원정팀의 좌석입니다. 다들 선수들의 부모님들이겠지요. 한편 제가 앉아 있는 리치랜드 응원석은 정말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고 후반에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아 결국 리치랜드가 1점 차이로 졌습니다. 아 이런!! 올 시즌은 리치랜드가 와일드카드 결정전같은데서 이겨서 워싱턴주 4A 학교 16개팀이 참가하는 토너먼트에 나가긴 했었지만 1라운드에서 져서 시즌 마감을 했네요. 생각해보면 금요일 저녁에 $5불로 즐길수 있는 즐거운 아이템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풋볼 좋아하고, 응원하는 팀이 있다면요..). 저도 앞으로 시즌에 1-2경기는 와서 볼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