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등, 북 아메리카에는 고퍼(Gopher)라는 설치류(rodent)가 있습니다. (한국에는 없는….) 뭐 설치류니까 다람쥐, 비버, 쥐 이런 애들의 친척쯤 되는 녀석인데요, 저는 이름만 여러번 들었지, 이렇게 직접 얘네들을 대면한적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사진만 보면 애완용이 될 정도로 귀여워요. ㅎㅎ

정식 명칙은 포켓고퍼 (Pocket Gopher)인데, 일반적으로 고퍼라고 부릅니다. 작년에 출장 갔었던 미국 미네소타주의 미네소타 주립대 학교 마스코트가 고퍼이기도 합니다.
Goldy Gopher : https://twin-cities.umn.edu/gopher-athletics/goldy-gopher (링크 클릭)
그런데, 얘네들은 초식동물이라 땅속에 굴을 파면서 식물의 뿌리들이나 채소밭을 습격해서 야채 뿌리나 잎들을 먹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농장에서는 얘네들을 엀앨려고 많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켓이라고 하는 이유는 입 양옆으로 아주 불룩한 주머니 같은게 있어서 거기에 흙을 담아서 밖으로 올려내지요.
이번에 집을 지어서 이사를 오면서, 제가 고른 땅이 이전에 과수원이었던 땅이었는데요, 저는 잘 몰랐는데 조경업자가 저의 땅에 고퍼가 산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엥? ㅎ 그때 땅에서 보이는 구멍 사진을 하나 찍어놓았습니다. 이것은 조경작업 하기 전의 모습입니다.

아무튼, 집과 주변 조경이 마무리가 되고 며칠되지 않아서, 여러군데서 고퍼의 마운드가 발견이 됩니다. 계속 땅굴을 파면서 남는 흙을 땅위로 올려서 흙더미를 만들어두거든요. 나름의 영역 표시도 되고.. 밑에 사진은 가장 먼저 발견된 앞마당에 있던 고퍼 구멍입니다. 여기는 약간 경사면이여서 고퍼 굴의 입구가 잘 보이네요.

고퍼를 잡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물리적 방법 (초음파 막대, 덫, 땅에 꽂아두는 막대기 등등), 화학적 방법 (개스, 독약이 뭍은 땅콩 등등). 그런데 저는 화학물질을 앞, 뒷마당에 뿌리고 싶지 않아서… (잔류농약 검사를 하면 꽤 나올듯 하지만요..) 그래서 가까이있는 홈디포에서 쥐덫을 사서, 당근을 미끼로 집 앞에 뒀더니… 아.. 다음날 덫에 걸려죽어있더라구요.

저도 가급적이면 산채로 잡아서 저 멀리 놓아주고 싶은데, 고퍼는 땅 밖으로 잘 안올라오기때문에 그 방법은 거의 불가능하더라구요. 그냥 내버려 두면, 잔디 및 조경을 망치고, 땅 밑에 뭍혀 있는 전선들도 갉아버리고, 잔디 물주는 스프린클러 파이프도 구멍을 낸다고 하네요. 그래서 집 마당에 고퍼가 살고 있으면 빠른 시간내에 해결은 해야 합니다.
여전히 뒷마당에서는 계속 땅을 파서 흙을 위로 올려보내고 있습니다.

또 다른쪽에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잘 아는 고퍼도 있네요. 😉 직각 삼각형으로 흙을 파 올렸습니다.

이렇게 수직으로 흙을 파올리는 녀석들은 쥐덫에 있는 당근이 아무 효과가 없었습니다. 땅위로 거의 올라오지 않으니까요. 그러던 찰나에 저의 상황을 잘 아는 직장 동료 Will Chrisler가 자기 트럭에 자기가 쓰는 Gopher Trap과 삽을 들고 우리집을 방문했습니다. 자기 집이 1 acre가 넘는 땅에 있는데, 자기도 고퍼 때문에 여러가지 다 해봤는데, 이 trap을 사용해서 해결했다고 하네요. 삽으로 좀 땅을 파낸다음에 아래 사진과 같이 이 트랩을 땅속에 설치를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어찌 되었나 살펴봤는데, 앗, 잡혔다는 신호가 올라와있습니다. 윗 사진과 비교해서 스프링으로 된 저 손잡이가 올라와있으면 이 툴안에 뭐가 들어와있다는 뜻입니다.

손잡이를 당겨서 끌어올려보니, 역시 안에 고퍼가 잡혀있네요. 어흑.. 미안하다… 하지만 어쩔수가 없네요..

앞으로 계속 모니터링 하겠습니다. 옆집이 완공된 이후, 앞뒷마당 흙이 더이상 올라오지 않으면 완전히 없어진 것이겠지요. 사실 마음은 편치 않네요. 얘네들이 오랫동안 살아 온 땅에 우리 가족이 침입을 한 셈이니깐요.. ㅎ
이번에 눈이 많이 와서 잔디밭 위에 쌓여있던 눈이 녹으니, 상당히 많은 곳에 싱크홀이 발생했습니다. 이래서 뒷마당에 있는 고퍼를 반드시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흙 사와서 꺼진 땅들을 메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