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화/수는 지난달에 이어 연구소에서 매달 진행하는 SEDP (Scientist & Engineer Development Program) 시간이었습니다. 이번달 모임의 주제는 개인의 Social Style 분석을 해보는 것으로 굳이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성향 대응 리더쉽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네요. 이 분석을 통해 자기의 스타일을 알고, 자기의 장/단점을 바탕으로 하여 다른 성향의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을 토론하고 연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거죠..
– 새로운 직장 동료가 왔으면, 그 사람의 성향을 어떻게 파악하고, 어떻게 관계를 유지/발전시킬것인가?
– 자기의 직장 상사로, 새로운 성향의 사람이 왔다면, 어떻게 그 사람의 성향에 맞춰 대응할 것인가?
– 자기가 어느정도 책임을 져야 할 필요한 사람이 자기의 조직에 왔다면, 또 어떻게 해야 하나?
첫날 아침에 도착하니 각 책상마다 Wilson Learning사에서 만든 프로그램 책자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비닐을 제거하고 열어보니 교재가 상당히 두껍더라구요.
그리고 책을 열어보기 전에 DVD로 여러가지 사람의 성향을 살펴보고, 프로그램 진행하는 사람들이 여러가지 기본 설명을 하고 그랬습니다. 교육 및 토론 분위기는 아래와 같지요. 20여명이 한 방에서 이틀동안… 시키는 일들도 많고, 그룹을 만들어서 토론도 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그리고 발표도 많이 시키고, 뭘 벽에 붙여놓고 쓰는 것도 많고 그랬습니다. 앉는 자리도 여러번 바뀌고… ^^
(아래 사진은 교육시간의 모습. 사실 사진 찍기가 좀 그랬지만, 두장 찍었네요…ㅎㅎ, 미국은 카메라 소리가 안남)
이 사회성 성향 분석은 제가 직접하는게 아닙니다. 제 주변 친한 사람이 저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바탕으로 하는 건데요, 사실 약 한달 전에 제가 일하는 그룹에서 저를 잘 아는 5명을 추천하라고 해서 그 사람들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이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보냈지요. 그러면 담당자가 그 5명한테 약 15분에서 20분 정도 소요되는 설문조사를 보내서 저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 그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고 있는지…. 그래서 가장 저를 잘 알고 있을거라 믿는(?), 그리고 같이 일을 많이 한 4명과 저의 오피스 메이트로 선정했는데요.. 우리 그룹내 백인 5명 (남1/여4)이 되더라구요. 국적은 4명은 미국인, 한명은 캐나다.
첫째날 아마 11시쯤 이걸 받았을 겁니다. 저의 사회성 성향 분석 결과.
열어보고 좀 놀랐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당연히 분석형이긴 한데, 분석형 중에서는 그래도 좀 더 친화형-분석형이 아닐까, 항상 생각(혹은 착각)하고 있었는데요, 이거 열어보고는 좀 놀랐네요. 제 주변 사람들은 저를 완전 골수 분석형-분석형으로 보고 있더라구요.. 5명의 평가가 그렇다면 그렇겠지요… 흠… 참고로 이 결과는 저를 바라보는 사람이 제가 저기 구역에 있다고 점수를 주는게 아니고, 다양한 설문조사에서 답변을해서, 그러한 모든 결과를 종합해서 판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 평가하는 사람들도 제가 어떤 성향에 있는지 직접 알수는 없죠.
물론 여기 담당자도 이야기하지만, 연구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은 분석형이 많다고 합니다. 좀 더 차분하게 집중하고 시간을 가지고 모든것에 대한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하지만, 제가 분석형-분석형일 줄이야…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윌슨 러닝사의 한국어사이트에 한국어로 각 항목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윌슨 러닝 성향대응 리더쉽 <- 클릭
참가자 모두가 앞에 나와서 자기의 성향을 표시했습니다. 역시나 분석형이 많긴 하네요.
그렇지만, 점심 먹고 오후 클래스에서 받은 결과가 저한테는 더 충격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저의 사회성에 대한 유연성 정도를 살펴보는 평가 결과인데요.. 얼마나 사회적 소셜 대응에서 유연성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꽉 막힌 스타일이냐? 유연성이 있는 스타일이냐… 저는 ‘제 자신이 중간은 간다’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것을 열어보니, 뜨아~! 저 완전 꽉막힌 놈(?)이었습니다. 밑에 보시면 W가 가장 유연성이 떨어지는 카테고리이고 Z가 가장 유연성이 높은 그룹인데요, 5명 중에 4명이 저를 W에… 1명은 저를 Z에 있는 사람으로 평가했네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들이 저를 이곳에 넣은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서 분석한거죠. 사람들이 저를 상당히 좀 꽉 막히고 고지식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물론 이런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구요. 장점도 많겠지요. 저는 사실 X3에 Y2 정도 기대를 했는데, 완전 아니네요. 이것 역시 저를 최대 6년 넘게 보아온 사람들의 평가니, 그렇다면 그런 것이겠죠.
저를 Z로 본사람은 누굴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 오피스 메이트인 크리스틴일것 같습니다. 3년 동안 같은 오피스에 있으면서 저의 성향을 가장 잘 알지 않을까 한데요… 사실 크리스틴은 업무로서 저랑 그렇게 얽매이지는 않습니다. 하는 일이 크게 달라서요…
첫날 오전/오후 클래스를 통해서 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스스로 생각하는 소셜 스타일과 주변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는 나의 성향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앞으로 이러한 점에 많은 생각을 하고, 행동 양상도 조금씩은 바꿔보도록 해야겠습니다.
둘쨋날은 외부 사람들을 3명 데리고 와서 그 사람과 대화하면서 성향을 파악해보는 일과, 여러가지 상황을 만들어서 어떻게 대응 할 것인지등에 대해 토론과 실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각 스타일별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Z-패턴에 대한 설명과 토론도 있었지요. 상당히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한 유익했던 시간이었던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에 같은 팀 사람들끼리 맥주 한잔 할 일이 있었는데요, 저의 보스한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아마 문화적인 차이가 큰 기여를 한 것 같다고, 웃으면서 이야기 하더라구요. 사실 그렇기도 하겠지요.. 제가 5명의 한국사람들한테 평가를 받았다면 이런 결과는 아닐 것 같습니다. 즉 영어쓰는 나와, 한국어 쓰는 나가 다르다는 건데요….. ㅎ 뭐 어쩔수 없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