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부터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였습니다. 많은 분들로부터 초대받아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성인 음료(?)도 많이 마시고 했네요. 하지만 이와 동반된 부작용인 체중 증가가 발생, 이번주 부터 다시 체중 조절을 해야겠습니다. ㅎㅎ
목요일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을 블랙 프라이데이(블프)라고 하는데요, 모든 마트들이 일년 중 가장 큰 폭의 세일을 하는 기간입니다. 좋게 말해서 세일이고, 현실의 대부분은 재고가 많은 품목을 싸게 재고정리하는거죠, 가끔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몇몇 제품을 아주 싸게 내걸기도 하고, 특히 전자제품에 그런게 많죠.
저는 벌써 이번이 이곳 워싱턴주 리치랜드에서 일곱번째 추수감사절인데, 한번도 블랙 프라이데이에 뭘 사러 가본적이 없습니다. 우리 가족이 뭘 특별히 충동구매하거나 과소비를 즐겨하지 않거든요. 사실 그럴 돈도 없고. 하하. 하지만 드디어 이번에 처음으로 제가 아침에 뭘 사러 가봤습니다. 바로 새 어항을 사기 위해!
저는 어릴때부터 열대어를 키우는 것이 취미 중 하나였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고급 담수열대어의 하나인 ‘디스커스’라는 물고기 여덟마리를 플로리다에 있는 온라인 물고기 사이트에서 주문을 해서 배송 받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가 큰 녀석들을 그 곳에서 보내줘서, 어항에 넣고보니 어항이 사실 많이 비좁아 보였습니다.
아래가 그 사진! 제가 가지고 있는 수조는 20 갤런 (약 76리터의 물이 들어가는 수조) 크기의 것인데요 정면 폭이 약 60 cm 정도 됩니다. 이 안에 나름 아기자기하게 해 놓고 있었는데, 얘네들이 들어오니까 너무 비좁아 보이더라구요.. 이렇게 3주 정도를 지내면서도 얘네들은 좀 컸습니다. 그래서 결국 좀 더 넓은 어항이 필요해보였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애완동물 대형마트인 PetSmart와 PetCo가 있는데요, 블랙 프라이데이 아침 일찍 두 곳 모두 둘러보았습니다. 어디 저렴한 큰 크기의 어항이 없을까 하며 찾아보니 몇가지를 발견했습니다. 그 중에 몇가지를 비교하다가 하나를 선택했는데요, 이번에 산 어항은 용량이 38 갤런 (144 리터) 크기에 정면 넓이가 76 cm에 높이가 높은 것을 골랐습니다.
원래 가격은 $179.99 하는 제품이었는데, 그날 세일 가격은 $89.99. 50% 세일이더라구요. 어항을 사가지고 와서 모든 것을 옮기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물의 양이 거의 두배가 되니깐 물을 옮기고 새로 넣는것도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다 옮겨놓고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아, 이제는 어항에 꽤 넓어보이죠? 열대어들도 여유있게 헤엄치고 자기들끼리의 영역싸움을 덜 하더라구요. 이제 이녀석들을 모두 어른 손바닥만하게 잘 키워 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져본 가장 큰 어항에, 스스로 감동했습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