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 렉싱턴 출장

지난 주말에 미국 국립보건원 관련 회의때문에 켄터키주 렉싱턴이라는 도시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일반적인 개념으로는 미국의 대부분의 공공기관 및 교육기관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하는 회의는 주중에만 있고, 당연히 주말 일정을 잡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회의는 토요일 아침부터 일요일 점심까지의 회의였습니다. (한국 굴지의 대기업이 과장급 이상들만 모아서 하는 회의같은 느낌? ㅎ)

제가 사는 도시에서 출발해서 동부로 가면 언제나 늦은 오후이거나 저녁입니다. 켄터키는 엄밀히 동부는 아니지만, 중동부 정도의 위치이고, 동부시간대(EDT)를 쓰기때문에 제가 사는 서부랑은 세시간의 차이가 납니다. 도착하니 비가 제법 내리고 있더라구요..
 

제가 참석하는 회의. 매년 하는 건데 장소만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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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빡빡한 일정속에 아래 사진은 토요일 오후 5시 경 즈음 촬영한 사진입니다. 아마 내년에는 플로리다주 게인즈빌 아니면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서 할 것 같습니다. 6개의 NIH Metabolomics Center들이 매년 돌아가면서 유치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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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날 저녁 7시 30분부터 University of Kentucky와 University of Missouri랑 미식축구 시합이 있는 날이라, 캠퍼스에 사람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Tailgate Party라고 해서 트럭이랑 RV 차 가지고 와서 주차시켜놓고 소세지나 고기 굽고 맥주 마시며 경기를 기다리는 거죠… 더군다나 세번째주의 경기인데 지금까지 두팀 모두 2승씩을 거두고 있는팀. 다들 흥분해있더라구요. 이날 회의 마치고 나오는길에 온통 푸른색 티셔츠를 입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걸어가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습니다. 가끔은 미주리에서 원정응원으로 하러 온 노란색 옷들도 있긴 했습니다만… ㅎㅎ

우리는 이탈리안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맥주는 저랑 보스랑 같이 캔맥주 6-pack을 하나 사서 3캔씩 나눠가진 다음에 각자 호텔 방에 가서 마시면서 풋볼 경기를 시청했습니다. 켄터키 주립팀이 결국 이겼더라구요. ㅋ

다음날도 12시까지 회의를 하고 나서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갔습니다. 날씨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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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출장 오기전에 켄터키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치킨 패스트푸드 KFC(Kentucky Fried Chicken)와 중학교 음악 시간에 배운 켄터키 옛집( My Old Kentucky Home) 노래 뿐이었는데요, 이것말고도 여러가지가 있더라구요 (택시 운전사의 안내를 통해…)

켄터키는 말이 아주 유명한 것 같습니다. 특히나 렉싱턴은 말의 수도라네요.. 말의 거래가 크게 이루어지고, 큰 말 경주경기도 열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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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비행기 타기전에 간단한 엽서 몇장 샀습니다. 특히 위에 것은 기념품이 될만하겠더라구요. 음악가
포스터가 머물면서 켄터키 옛집을 작사/작곡했다는 켄터키의 집입니다. 그런데 중학교때 음악시간에는 그 노래 가사를 제대로 음미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다시 읽어보니 이것도 무지 슬픈 노래군요. 흑인 노예들이 아이일때는 철없이 놀고 지내지만, 이제 어른이 되어가면, 온갖 상황에 따라 같이 살지 못하고 대부분 다른곳으로 팔려가게 되는데, 부모와도 이별하고 형제 자매들끼리도 헤어지게 되니깐, 나중에 어디론가 멀리 팔려가서 더 힘든 일을 하더라도, 옛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어릴때 살았던 그 켄터키 옛집을 잊지 말고, 그 집을 기억하며 노래하자는 그런 비슷한 노래입니다. 위키피디아 영어편에 보면 좀더 자세히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암튼 그 흑인들 입장에서는 정말 슬픈 현실이었겠지요. 스티븐 포스터도 반노예운동의 계몽활동 차원에서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 소설을 읽고나서 만든것이라고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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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여정의 첫비행기가 연착되어, 미네소타 미네아폴리스 공항에서 엄청 먼거리를 뛰어서 다음 비행기를 겨우 탔습니다. 나이가 들 수록 비행기 연착이 너무 싫어집니다.

몇 달전에 이메일을 주고 받은, 저의 아카데믹 커리어의 멘토 중에 한분인 캘리포니아 주립대 (UC Riverside) 환경과학과 David Crowley 교수님이 내년에 64세로 은퇴하고 아내의 고향인 켄터키로 돌아가, 아내의 부모님이 소유하고 있는 농장에서 제 2의 인생을 살거라고 하시네요. 농사도 짓고, 맥주도 직접 만들겠다면서… 켄터키에 출장가게 되었다고 출발전에 메일을 보냈더니.. 아래와 같이 답메일도 바로 보내왔네요.

I think you will enjoy Kentucky. It is much more than KFC. Our farm is actually very close, about 25 miles from the old Kentucky home in Bardstown. I am still in California until this time next year, and hope you can come again to visit and see our f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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