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이야기

지난주 금요일, 드디어 우리 가족 모두의 미국 영주권 카드가 집으로 도착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그린카드(US Permanent Resident Card)지요. 미국에 영구히 거주할 수 있다라는..
2009년에 포항에서 박사 학위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올 때, 지금 일하고 있는 연구소에서는
저에게 H-1B(취업비자)를, 가족에게는 H-4(동반자 비자)를 지원해 주었습니다.
이 취업 비자는 기본적으로 3년이 유효할 수 있고, 추가로 3년 연장이 가능해서 총 6년이 가능합니다.
즉 2015년 8월 말에 취업비자가 만료가 됩니다.

하지만, 박사후 연구원(Post-Doc)으로 3년간 근무 후, 정말 여러가지 주변 여건과 행운이 따라주어
연구소 정규직 스탭이 된 다음에, 우리 그룹 매니저가 영주권 이야기를 저한테 먼저 했습니다.
왜냐하면, 비자라는 것은 유효기간이 명시되어 있는 불완전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 그만둬야 한다는 유효기간(?)이 없는 내셔널랩 스탭’들이 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을 꺼려하고
정책적으로 그 숫자를 최소화 시키는게 연구소 본부의 방침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셔널랩에 스탭으로 1년간 근무 후 영주권을 지원해 준다고 하는데,
사실 준비하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스탭 되고나서 얼마 있지 않아 담당 변호사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에너지부 산하 국립 연구소들은 다른 일반 회사들처럼 직접 영주권 스폰서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일이 엄청 많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도 많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왜 영주권을 줘야 하는지, 미국내에 미국인으로 그런 능력과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다라는 것을
모두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일이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그래서 본부에서는 소위 말하는 아웃소싱(?)의 개념으로 전속 계약을 맺고 있는 외부 변호사가 있습니다.
이 변호사를 통해서 모든 영주권 신청 및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대신에,
변호사 선임비용 및 신청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연구소에서 지원하는 방법이지요.
단, 스탭 본인만 지원을 해 준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지원을 안해주고… ㅎ

정확히는 얼마인지 모르지만 연구소에서 대략 7000불 정도 지원해준다고 들었습니다.
선임비용 5000불에, 저의 각종 신청 및 기타 수수료 2000불 정도 해서..
가족이 있을 경우에는 가족들의 처리비용은 신청자 본인이 직접 부담을 해야 한다는… –;
아이들은 조금 저렴했지만, 그래도 아내랑 아이들 비용으로 4000불 좀 넘게 냈습니다. 흑.
 
엄청 긴 과정이었습니다.

변호사랑 두번 통화해서, 저의 업적(?)들을 평가하더니, 지금까지 학술지에 실린 논문들의 피인용 횟수가
1000번이 넘는 것을 보더니 전혀 문제 없다고 하면서도..엄청 깐깐하게 더 많은것을 요구하더라구요.
이 변호사가 20여년 동안 연구소와 계약을 맺고 있으면서 한번도 실패한적이 없다더라구요.
그 말인즉슨, 미국 이민국 심사관의 영주권 기준보다, 이 변호사 기준이 더 높다라는…. 역설 ㅋ

작년 10월 첫째주에 모든 서류를 접수하고, 한달 후 인근 도시에 있는 이민국 사무실에서 사진/지문날인하고,
그 이후 모든 과정을 거쳐 지난주 금요일에 카드를 받은 거니깐, 대략 8개월이 걸렸습니다.
이 소요기간이 경우에 따라 편차가 큰데, 들리는 정보에 의하면 2014년부터 좀 대기시간이 길어졌다고 합니다.
사실, 접수 후 두달 정도 지나면 아래와 같은 취업 허가증이 먼저 옵니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이 취업허가증은 여행허가증까지 겸하고 있어서, 비자 없이 미국 밖에 나갔다 올 수 있습니다.
물론 유효기간은 1년이고, 그 사이에 영주권이 발급되어야 하지요.

(이름을 제외한 모든 정보는 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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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지난주에 배달된 우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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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편물에는 두 가지가 들어 있는데, 하나는 안내 팸플랫과, 또 하나는 바로 영주권 카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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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오래 걸린 영주권 카드, 정말 그린색이 많은 카드네요…
사진은 언제나 그렇듯이 ‘죄수 스타일’ ㅎ (물론 이름을 제외한 모든 정보는 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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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웰컴 노티스가 공식 도착했습니다. (아니 지금도 미국에 살고 있는데, 왠 웰컴 노티스??)

(사진은 일부러 흔들려서 잘 안찍힌 사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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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읽어보니, 이전 취업비자까지는 non-immigrant category였고, 이제는 immigrant category에 있습니다.
즉 이민자에게 대한 환영 메세지인 셈이죠?  5년후에는 미국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다는 설명도… 헉
앞으로 얼마동안 이 카드를 소유할 수 있을까요?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

2 thoughts on “영주권 이야기

  1. 글 잘 읽었습니다.1년전 글이기는 하지만 축하드립니다.
    저는 현재 미국대학에서 포닥과정(J1 status)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만,추후에 National Lab. 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제가 궁금한것이 있는데 질문하나 해도 괜찮은지요?
    미국 National lab. 에서 정직원으로 근무하려면 그린카드를 소유하여야 하는지요?
    (금칙어 사용때문에..수정을 계속하니 차단이 되었습니다.)
    결례가 안된다면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이메일 주소: eklee.work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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