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취미생활은 숫자 면에서 보면 꽤 다양한 편인데,
이에 동반되는 문제는 특출나게 잘하는게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
그리고 운동 같은 경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격렬한 운동에서 부드러운 운동으로 바뀌는데요
나이 들어가면서 할 수 있는 운동(혹은 레저) 가운데 하나가 골프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아직 때가 되지 않은듯 해서, 내년인 2015년부터 시작하려고 했었지만,
주변 H 박사님의 권유를 통해, 올해 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사실, 4월달에 처음으로 골프 연습장 (Driving Range)에 가서 기본 자세를 배웠는데요
그 뒤로는 매우 간헐적으로 하다가, 결국은 저의 골프 클럽이 필요함을 깨닫고 지난 여름에 질렀습니다.
코스코에서 캘러웨이 익스트림(Extreme) 세트 11 피스짜리를 490불에 파는 것을 샀습니다.
많은 주변분들이 초보자가 사기에 적당한 클럽 세트 중에 하나라면서요..
드라이버 하나, 우드 2개(3번,5번), 하이브리드 4번 하나, 5-9번 아이언, 피칭웨지, 샌드웨지 이렇게 들어 있습니다.
이 세트에는 퍼터가 없어서, 그거는 따로 아마존에서 하나 주문을 했습니다.
골프가방도 있어야 하겠기에, MLB Seattle Mariners 마크가 붙어 있는 가방도 하나 장만했습니다.
앗, 골프 모자도 필요하기에 NFL Seattle Seahawks의 마크가 붙어있는 것도 하나 샀죠. ㅋ
기본자세를 배운후, H박사님과 가까운 연습장을 가서 아이언과 드라이버 연습을 간헐적으로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9월에, 집에서 가까운 Columbia Point 골프장에 있는 Driving Range의 월간 회원권을 끊었는데요,
‘시간 무제한’, ‘연습공 무제한’에 천연잔디위에서 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월 회비 37불!
한국과 비교하면 엄청 싸죠?
아래 사진은 제가 연습하는 드라이빙 레인지입니다.
클럽 하우스 가서 우선 공 한바구니 (약 120개) 받아와서 시작하죠.
이거 다 치는데 대략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날씨 괜찮으면 한 바구니 더 칩니다.
많이 치시는 분은 3-4 바구니 치시는 분들도…
어찌되었든,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 하듯이, 필드를 나가봐야 하는데요,
사실 약 한달전 즈음에 주변의 골프 코스를 저녁에 가서 약 7홀 정도 쳐보고,
실제 골프 코스가 이렇다는 것을 체험할 기회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실제 코스를 다 돌아본것도 아니고, 주로 필드를 처음 보고 배우는 수준이었죠.
그러던 차에, 여기계시는 한국인 남자분들 몇명이서 가을소풍(?)을 골프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저도 따라가게 되었는데요, 중년의 남자들이 같이 할 수 있는게 미국에서는 골프밖에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여기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스포케인의 퍼블릭 골프장 Downriver Golf Course를 다녀왔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골프장 사진을 몇개 찾아보면,
소나무들이 골프장을 에워싸고 있어서, 제가 사는 도시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지난 토요일 아침 인근 공원 주차장에 모여서 출발전 환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같이 가시는 분들중에 오른편에 보이는 큰 Conversion 밴을 가지고 계신분이 있어서
차 두대로 거기까지 11명이 갈 수 있었죠.
가는 길에 풍경 좋은곳에서 쉬면서 아침식사도 맛있게 하구요, 특히 김치 사각 김밥이 매우 맛있었습니다.
준비해주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자, 골프장 입구 도착, 모두 준비 중이십니다.
밑에 보이는 곳이 1번홀 뒷편입니다.
이런 퍼블릭 골프장 18홀 도는데 내야하는 그린피가 32불이더라구요. 한국돈 3만 2000원.
막상 이 순간 이후부터는 사진이 없습니다.
저같이 처음 필드에 나가는 사람은 정신이 없어서 우왕좌왕 하느라
사진을 찍고 있을 정신도 없고 여유도 없었지요. 하하.
제가 생각할때는 엄청 엉망으로 칠까봐 정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생각했던것 만큼 엉망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드라이버 치면 훅나고, 슬라이스나고 그럴까봐 걱정했는데,
두번 빼고는 그런데로 공이 떠서 전방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아이언 샷도 뭐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절실히 부족하다고 느낀건 50-100야드를 남겨두고
그린을 향해 공을 치는게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린 넘어가면 뭐 거의 양파(double par)가 되는것이 확실하니깐요.
그래서 약하게 치면 목표지점 중간지점에 떨어지고.. ㅎ
뭐 처음 필드 나가는데 그런걸 잘치면 말이 안되겠죠?
아무튼, 약 4시간 정도에 걸쳐서 18홀을 모두 다 돌고,
스포케인에서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요리집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쳤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들린 스타벅스에서, 오늘 버디를 잡으신 J님께서 기념 커피를 쏘신다고..
달달한 아이스 모카 한잔 얻어 먹었습니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모든것을 마치고 돌아오니 저녁 7시 40분이더라구요.
정말 다른 도시까지 가서 골프를 치는 것은 큰 일이네요…
그래도 난생 처음 골프장 18홀을 마친,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이런 이벤트를 한국 분들은 골프인생에서 ‘상투를 올리는 날’이라고 하지요. ㅋ
정말 부끄럽지만, 저의 성적표입니다. 세번째 줄…
잘치시는 분이 보시면 이건 뭐 “X판이네~” 하시겠지만, ㅋㅋ 저는 처음 나간거니깐요.. ^^a
앞으로 짧은 거리 연습과 칩핑, 퍼팅 연습을 좀 더 하면 점수가 조금은 좋아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두달 뭐 연습한다고 잘 될것 같으면, 다 선수가 되겠지요? 느긋하게 해야겠습니다.
축하하네 김서방은 언제나 도전하는 모습 너무좋은데….다시한번 축하
날마다 좋은날 되길…..
아, 감사합니다. 인생은 계속된 도전이니, 물러서지 말아야지요…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