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넷과 알란

작년부터 추진되던 일이 얼마전에 끝이 났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재선후 임명한 에너지부 장관 어네스트 모니즈에게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장들이 워싱턴 DC에 업무보고 하러 들어갔다가..
PNNL의 환경/생명분야 연구가 에너지부의 미래 방향과 부합이 잘 안된다느니..
비전이 명확하지 않다느니… 등 꽤 지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PNNL에서는 제가 속해 있는 섹터를 구조 조정도 하고
그룹도 재편성 하고 디비전 디렉터도 물러나고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후임자를 물색하는 과정을 보니, 이것도 일이더라구요…
에너지부에서 인지도가 있고, 또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그 정도 자리에 올 사람이면 이미 자리도 잡고 충분히 학계에 알려져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은 자리를 옮기기가 쉽지 않거든요. 뭔가 큰 결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 같습니다.

결국 나름 잘나가는 분을 모셔오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자넷 잰슨 박사님 (Dr. Janet Jansson).
UC Berkeley 와 Stockholm University에 professorship도 가지고 있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Photo: http://esd.lbl.gov/about/staff/janetjansson/)
얼마전까지 같은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 버클리 내셔널 랩에서,
한국으로 치면 수석연구원 정도 되고 환경미생물 분야에서 상당한 실적이 있습니다.

http://esd.lbl.gov/about/staff/janetjansson/publications.html

최근 5년만해도 Nature에 여러편, 그리고 그외 Nature 자매지나 PNAS 등등
꾸준히 이런 최상위 학술지에 연구결과를 발표 할 수 있는 분이시지요.

왜 옮기셨을까요? ㅋ
로렌스 버클리 내셔널 랩은 에너지부 산하 내셔널랩중에 몇 안되는
대도시 근처에 있는 연구소 중에 하나이고 (샌프란시스코 근처)
거기 계속 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텐데요…
아무래도 거기서 뭔가 더 올라가기가 힘들었거나, 내부적으로 경쟁자가 있거나,
좀 다른데서 기분전환을 하고 싶으셨을까요? 뭐 아무도 모르지요. 왜 옮기셨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니, PNNL과 로렌스 버클리에서 오퍼, 카운터 오퍼가 여러번 오고가더라구요.
그리고 여기로 옮겨오는데, 엄청난 지원금도 있더라구요
거기서 근무중인 스탭들과 포스닥 중에 몇명을 데리고 오고,
몇년간 PNNL에서 내부적으로 연구비 지원해주고
가장 놀라운 건 자기 남편까지도 여기에 스탭으로 고용을 해주는게 포함되더라구요.
유명한 사람 데리고 오려면 이렇게 해야 하나 봅니다. 하하

지난주에 스탭 면담시간을 통해, 오피스에서 1:1 면담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연구도 같이 하자고 하시던데.. 잰슨 박사님과 앞으로 공동연구가 잘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

그나저나, 저에게 큰 인연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이 얼마전에 은퇴를 하셨습니다.
제가 박사후 연구원에서 스탭으로 전환될때 큰 영향력을 행사 하고
저를 우리 그룹 매니지먼트에게 강력히(?) 추천해주신 분 두분 중에 한분인데요.
그분은 바로 미생물 그룹의 알란 커놉카 박사님입니다. (Dr. Allan Konopka)

제가 외부의 회의나 미팅을 가서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PNNL의 미생물 그룹과도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고 하면
다들 알란 커놉카 박사와 짐 프레드릭슨 박사님을 아신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죠.
또 누구는 자기 박사 논문 커미티였다는 사람도… ㅎ

이분은 Purdue University에서 Tenure를 받고 거기서 강의와 연구를 하고 계시다가
2006년인가 여기에 연구년 (Sabbatical leave)을 보내러 오셨다가 그냥 여기에 눌러 앉으셨습니다,.
남은 인생을 여기에서 연구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네요. 굉장히 독특하시죠?  ^^
Purdue University에서는 이미 명예교수로 적을 남겨두셨구요..
몇세이신지 물어보니까 올해 64살이라고 하시니깐. 대략 50대 중후반에 여기 오신 셈이네요..

은퇴식이 있던날, 낮에 저널 클럽에서 자기가 쓴 학술지 기고문에 대해 발표를 하시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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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의 여러가지 이벤트가 있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분이 알란 커놉카 박사님이 대학원생때 처음으로 발표한 논문을 출력해와서 읽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도 나중에 이런 기회가 있으면 써 먹어 볼려구요.. ^^

밑에는 알란과 미생물 그룹의 선임연구원 스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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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는 저 사진입니다.
알란 커놉카 박사님과 같이 와인 한잔 마시며, 제 인생의 소중한 한 순간을 남겼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제가 PNNL 내부의 회의 발표 할때나 세미나 할때도 꼭 오셔서 많은 조언을 해 주셨었는데요,
저의 인생에서 의미있는 한분의 은퇴식을 참석하는 순간, 뭔가 짠~했습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십시오, 알란 커놉카 박사님~!
(미국에서는 이렇게 부르지 않지요. 그냥 알란~! 이라고 부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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