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 제가 사는 지역의 ‘와인’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한국에서는 고급 와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또 그런걸 따지면서 와인에 대해 유식한척(?) 하시는 분이 많지만..
여기서는 그냥 마트에 가면 온갖 종류 (주로 중저가)의 일반 와인들이 널려 있어서..
그것만 살펴보는데도 머리가 복잡할 정도입니다.
좀더 특별한, 혹은 고가의 와인을 사려면 liquor store에 가야죠..
물론 와인하면,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유명 샤토에서 만들어진 와인을 가장 고급 와인으로 평가하겠지만.
지난 수십년간 증명된 바와 같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도 그 품질은 전혀 손색이 없지요.
어찌보면 와인은 품질보다는 브랜드 값이기도 한데
미국도 캘리포니아 지역 ‘소노마 밸리’나 ‘나파 밸리’쪽의 와인들이 인지도도 높고, 가격도 높습니다.
미국 와인생산량의 대략 90% 가까이가 여기 캘리포니아 중북부 지역에서 생산이 되죠.
보르도 지역이랑 기후가 비슷하다고 하던가요?
캘리포니아 주 다음으로, 와인 생산량이 많은 곳이 바로 여기 워싱턴주입니다.
워싱턴주 안에서도 여러곳에서 와인이 생산되는데요,
그중 대부분은 여기 아래의 지도에 표시된 곳에서 생산됩니다. (출처: wikipedia)
빨간색 사각형 안에 검은 색으로 표시한 지역이 컬럼비아 밸리(Columbia Valley)라는 곳인데요,
이 지역은 컬럼비아 강을 끼고 있는 컬럼비아 분지 지대를 일컫습니다.
컬럼비아 강은 북쪽의 캐나다 빙하가 녹아 흘러 내려와, 워싱턴주 남부를 휘감고,
워싱턴주와 오레건주 접경지역 서쪽으로 흘러 태평양으로 가는 긴 강입니다.
사실 워싱턴주 동쪽 (캐스캐이드 산맥 너머)은 아주 건조한 사막 기후입니다.
하지만, 여기 컬럼비아 밸리 지역은 황량한 사막임에도 불구하고,
이 큰 강이 있어서 강물을 끌어들여 경작하는 방법을 통해 과수 농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과일은 비가 자주 오면 안되고, 일조량이 많아야 하고
수분 공급은 땅으로만 전달해주는 관계농사를 해야 과일의 당도가 높아진다고 하네요.
그래서 여기는 포도 뿐만 아니라 체리, 복숭아, 사과 등등 과일의 당도가 높아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위의 지도에서 표시된 컬럼비아 밸리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가,
바로 제가 살고 있는 Richland-Kennewick-Pasco (Tri-Cities)입니다.
당연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 이내에 정말 많은 와이너리가 있습니다.
대량생산하는 와이너리들 중에는 ‘컬럼비아 크레스트(Columbia Crest)’같은 대형 업체도 있구요
어떤 곳은 소량 생산하면서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와인도 있고
또 어떤 곳은 좋은 레스토랑과 함께 동시에 운영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워싱턴 와인에 대해 좀더 상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이 지역의 장점은 비록 프랑스 보르도 같은 지형은 아니지만, 맑고 깨끗한 강물 공급이 원활하고
특히 높은 위도로 인하여 일조량이 보르도나 캘리포니아보다도 더 많기 때문에
포도의 품질이 더 좋다라는 건데요, 아직 그렇게 미국 밖에 사람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나봅니다.
그래도 미국에서 두번째라는 자부심은 있나봅니다. ㅋ
와인 맛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포도 품종인데요
어떤 포도로 만들었느냐에 따라, 맛과 느낌이 다릅니다.
워싱턴주 와인협회를 보니, 현재 워싱턴주에서 재배되는 품종 리스트가 아래와 같이 나와 있네요
Leading WHITE varietals:
1.Riesling
2.Chardonnay
3.Pinot Gris
4.Sauvignon Blanc
5.Gewurztraminer
6.Viognier
7.Semillon
8.Chenin Blanc
Leading RED varietals:
1.Cabernet Sauvignon
2.Merlot
3.Syrah
4.Cabernet Franc
5.Malbec
6.Pinot Noir
7.Sangiovese
8.Lemberger
가끔 여기 일하는 곳에 미국 사람들 중에는 꼭 이 지역에 생산된 와인 마시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한테 가끔 이야기도 듣고 그런데요, (사실 뭐 한두잔 마시다보면 뭐 똑같아서..ㅋㅋ)
하긴, 제가 참여하는 과제들 중의 하나의 연구 책임자이신 짐 프레드릭슨 박사님은
자기 집 마당에서 Merlot와 Syrah 포도를 재배하고 직접 와인을 담그시고
파티할때 자기만의 라벨이 붙어있는 와인병을 내어놓으십니다. 취미생활이시죠.. ^^
하지만, 사실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는 것이지…
라벨링 없이 그냥 와인 주면, 저는 이게 무엇으로 만든지 구별 못합니다.
물론 다른 맛의 와인을 ‘동시’에 맛보면, 둘의 맛 차이는 확실한데요…
아마 시간이 많이 흘러도 저는 구별을 못할 것 같습니다.
뭐 와인은, 그냥 먹고 마시고 즐기면 되는 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