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전에 실리콘밸리에 있는 분석기기 전문업체 Agilent Technologies 본사(캘리포니아주 Santa Clara에 위치)에 다녀왔습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액체 크로마토그래피나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를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은 Agilent라는 회사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만큼 전세계적으로 크로마토그래피 쪽으로는 상당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업인데요..
조금전에 찾아보니, 작년 매출이 대략 7조원 정도 되는 작은(?) 회사네요.. 한국으로 치면 대략 CJ 제일제당 정도?
하지만 이러한 분석기기회사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이 아니니깐요, 어찌보면 상당히 크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크로마토그래피와 함께 질량분석기도 만드는데요, MSD라는 가장 기본 기종 모델은 상당히 많이 팔렸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경쟁업체인 Thermo에 비해서 조금 뒤쳐지죠..
Agilent Technologies에서 2005년에 출시했던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단일 사중극자 질량분석기(GC-MSD) 모델이 7890A/5975모델이였는데요, 8년만인 2013년 가을에 7890B/5977모델을 출시한다고 출시하기 전에 VIP customer들을 초청하여 신모델의 발전부분등을 설명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는데요.. 미국 동부 Delaware Site에서 한번, 그리고 서부, 본사가 있는 Santa Clara Site에서 한번, 이렇게 두번 VIP meeting을 한다고 알려왔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그룹은 그렇게 기체 크로마토그래피와 연계된 질량분석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질량분석분야에서는 ‘빅 그룹’에 속하는지라, Agilent에서 저의 보스를 초청했는데, 저의 보스가 바쁘다고 저보고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저는 뭐 좋다고 얼른 OK 했지요.
Agilent Technologies에서 왕복 항공권과 2박 3일 호텔을 제공하더라구요. 그래서 마음편하게 다녀왔는데요..
첫날 도착하자마자 그날 밤에 비공식(?) 접대가 있었습니다. 사전에 연락이 닿은 7명과 Agilent 마케팅 고위 직원들 3명과 같이 고급 스테이크집을 갔었는데요, 메뉴판 보고 놀라고, 서비스에 놀랐습니다. 제 돈 내고는 이런데 당연히 안 올(?), 아니 못올 곳인데요.. 그날 저녁 다 먹고 호텔에 들어오니 밤 11시 40분이더라구요. 아주 길고 긴 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전에 접촉이 되신 분들이 다 나이가 꽤 많으신 분들이라 저만 젊은(?) 사람인 그런 어색한 분위기….
둘째날 아침이 되자 Agilent에서 준비한 버스가 호텔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미국와서 승용차만 타다가, 이런 버스 처음 타 봅니다.
Agilent 본사 입구에 있는 간판! 버스타고 가면서 촬영해서 그런지, 좀 흔들렸네요.
미국 회사의 경우에는 직급 호칭이 회사마다 제각각이라서 이 사람들의 위치가 어떤지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요, 둘쨋날 저녁에 만찬에서 Agilent 사람에게 직급에 대해 물어보고 어느정도 감을 잡았습니다. Senior Vice President가 10명이라는데요, 아마 대략 전무 쯤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Vice President가 16명이 있다는데요.. 아마도 상무쯤? Vice president들이 거의 한 파트씩을 맡고 책임을 지고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Agilent가 나름 사업 영역이 넓은데, Gas Phase Division을 총괄하는 사람이 Vice President라고 하네요.
암튼 이 미팅 하는 내내 Vice President 3명이 상주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 아주 진지했습니다. 한국의 임원과 비슷한 모습 혹은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Too Serious!!
밑에 사진에 가운데 있는 사람이 Gas Phase Division General Manager이면서 Vice President인 Monty라는 양반입니다. Gas Phase Division에서는 기체 크로마토 그래피, 기체크로마토 그래피-질량분석기를 총괄하는데요, 각종 GC-FID, ECD, TCD, NPD등의 분석기와, MSD (Single Qaud), Triple Quadrupole, Quadrupole-Time of Flight 등 각종 질량분석장비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서부 미팅에는 미국 서부 지역에서 25명이 초대 되었는데, 저 처럼 연구직에 있는 사람은 저 뿐인것 같았습니다. 대체로 분석해야 할 물질이 정해져 있고 끊임없이 분석만 하는 곳에서 다들 초대 받아서 오신듯 한데… 대체로 제약회사의 분석 업무 담당자 분들이신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회사 이름만 몇개 열거해보아도, Pfizer, Novartis, Johnson&Johnson 등등 이런데가 기억에 남네요. 대학교에서는 아무도 초대받지 못한것 같습니다. 사실 분석기기를 만들어서 파는 회사 입장에서 보면, 분석기기 한대나 두대사서 10년동안 개인 연구실에 두고 쓰는 사람은 전혀 VIP로 고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뭐 그게 맞는 말이구요..
그나저나 제 앞에 앉아계신 분들, 뒷모습만 봐도 나이가 짐작이 가시죠? 제가 제일 어린 사람이었습니다. ㅋ
첫날은 앞서 말씀 드린 비공식 접대, 둘쨋날 저녁에는 호텔에서 만찬이 있었습니다. 엄청 먹고, 포도주는 조금 마셨네요… 낮에는 Agilent 본사 내의 카페테리아에서 같이 점심을 먹었는데요, 아~ PNNL에 이런 구내 식당이 있다면 도시락을 안싸가지고 다닐텐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선택의 폭도 많고, 가격도 저렴하고.. T.T
카페테리아 바로 옆에 배구장이 있는데, 이 여유로운 모습, 온화한 캘리포니아 날씨가 한눈에 느껴지는 모습이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Agilent내에도 향후 10년을 바라보며 Research를 한다는 Agilent Lab 도 둘러보았는데요, 사진 촬영을 할 수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특히 각종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장비들을 종류별로 연결해놓고 있는 모습은 정말 백미였는데요….
Santa Clara에서 2박 3일을 보내고 돌아오는 비행기. 이게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산호세 공항에 들어가서 체크인 하려고 하는데, 델타 직원이 나한테 오더니. Mr. Kim이냐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이런말 들으면 가슴이 철렁합니다 T.T) 산호세 공항에서 솔트레이크로 가는 비행기가 지금 오버부킹되었는데, 자기 회사에서 준비한 차량을 타고 San Francisco 공항에서 솔트레이크고 가면 안되겠냐고 사정사정을 하는터라. 결국 승락을 해 줬습니다. 겨우 추가 보너스 마일리지 1500 마일 받고서요. 산호세 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40분 정도 걸리더군요. 운전사도 빨리 운전하고. 아래는 새롭게 출력된 보딩패스. 저는 샌프란시스코 (Bay Area) 쪽으로 가면 비행기가 자주 뭔가 문제가 발생합니다. 지난번에는 아예 연결편을 못타서 공항근처에서 1박을 한적도 있구요…T.T
아무튼, 저의 보스 덕분에 좋은 경험 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