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무연이가 다니는 학교(유치원)에서 초청장이 왔습니다.
Family invitation to LIGO Hanford Observatory!
저는 처음에는 핸포드가 잘 내려다보이는 저기 높은 방울뱀산(Rattlesnake Mt.)의 전망대로의 초청인가 했는데
자세히 읽어보니, 그게 아니라, 중력파(Gravitational Wave)를 측정하는 핸포드 사이트 내의 연구소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토요일, 드디어 우리가족 LIGO를 방문하였습니다.
LIGO에 대해서는 간략히 말씀드리면, 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의 줄임말이구요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라는 말이 됩니다.
중력파가 정확하게 뭘 의미하는 것일까요? 저도 제 기억을 되살려봐도 그렇게 잘 기억에 나지 않네요..
물리는 대학교 1학년때 배운 일반물리가 다였는데, 아마 전자기파 배우면서 그냥 아주 간단하게 언급하고 지나갔던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아인슈타인 쪽 이야기 하면서 잠깐 이야기 했던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너무 오래전 일이라.. 잊어버렸어요..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중력파(重力波)는 물리학에서 쓰이는 용어로,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발생한 요동이 파동으로서 전달되어, 움직이는 물체 또는 계(界)로부터 바깥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중력파에 의해 전달되는 에너지를 중력복사(重力輻射)라 한다. 중력파를 방출하는 계의 대표적인 예는 한 쪽에 백색 왜성, 또는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을 포함한 이중성계이다. 중력파는 직접적으로 검출되지 않지만, 간접적으로 그 존재가 알려졌다.
좀더 쉽게 씌여진 아래 링크를 한번 읽어보세요.. 저도 이쪽은 저의 전공분야랑 무관한지라.. ^^
http://scienceon.hani.co.kr/27838
http://extrad.egloos.com/1298673
간단히 정리를 해 보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나온 후,
거대 질량을 가진 물질이 가속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에 따른 중력파가 발생해서
이것이 빛의 속도로 전파가 되는데요. 이것을 간섭현상으로 측정해낸다는 것입니다.
사실 간접증거는 있지만, 실제 측정된 증거는 아직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를 측정해 내기 위한 장비가 바로 LIGO입니다.
오늘 투어를 한 사람 말을 들어보면 미국에 두군데가 있구요,
유럽에 3군데, 일본, 호주에 있고, 인도가 건설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즉, 그러한 측정장치가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3년 살면서 왜 그것을 몰랐을까요? ㅋ
아래 사진은 LIGO Hanford Observatory Site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L자 모양의 큰 터널을 만들고 그 사이를 아주 정밀한 레이저가 반복해서 지나갑니다.
보낸 레이저가 끝의 거울에서 반사되어 돌아올때도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는데,
만약 중력파의 영향으로 조금의 시공간의 비틀림이 존재하여 레이저빛이 휘어지면
시그널이 올라가는 것인데요.. 이 길이가 LIGO의 경우 각 방향당 터널 길이가 4 km씩입니다. 엄청 크죠?? ^^
음, 서론은 여기서 끝내고, 오늘 차를 몰고 여기를 찾아 갔습니다.
여기는 맨하튼 프로젝트에 큰 관련이 있는 핸포드 사이트 내의 지역인지라 공식적인 주소가 다릅니다.
즉 안내서에 온 지도길을 보고 찾아 오라고 되어 있더라구요 (NO GPS!)
굉장히 황량한 길을 꽤 달려 아래와 같은 입구 간판이 보입니다.
본관 건물 입구에는 아래와 같이 간판이 붙어있습니다.
미국의 명문 공과대학인 CALTECH와 MIT와 함께 한다네요..
사실, 오늘 방문자는 제 아들이 다닌는 초등학교 전교생이 대상이라,
유치원생인 우리 무연이도 엉겁결에 방문할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요.
Auditorium 강당에 들어가니, 입구에 가족단위로 프로그램 설명해주시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프로그램 안내를 받고 주위를 둘러보니, 갖가지 과학놀이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작지만 상당히 알차던데요? ㅎㅎ 이러한 작은 부스들이 총 20여개는 되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을 모두 올릴 수는 없고, 몇개만 골라서 보여드리면..
빛의 혼합
빛의 스펙트럼 관찰
이쁜 누나(언니)와 함께한 토네이도..
액체질소를 이용한 마술(?)
각종 파동 측정장치
이 외에도 엄청 많은 작은 부스들이 있었습니다.
30분 단위로 LIGO 투어가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인솔자가 우리를 L자 형태의 시설을 볼수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바로 윗 사진의 시멘트 터널이 보이시죠? 저것이 한쪽 방향으로만 4 km입니다.
이 사진의 오른쪽으로도 4 km의 터널이 또 있고, 그 사이 진공터널로 레이저가 지나갑니다.
이 가이드는 여기 직원인데, UW을 2010년에 졸업하고 여기 일주일에 16시간 근무한다고 합니다.
이게 왜 여기에 있을까요?
제가 이 가이드한테 물어봤더니..
1. 사람의 접근이 가급적 없는 곳이어야 하고 (여기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과거 핵폭탄 만들던 곳이라..)
2. 넓은 지역에,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야 하며
3. 지반이 매우 안정적인 곳이어야 한답니다. (최대한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그리고, 이 중력파라는 것이 한곳에서만 측정해서는 그 존재를 검증할 수 없기에
최소한 2곳에서 동시 검출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미국에서 두 곳에 이 LIGO 시설이 있는데요
이곳 워싱턴주 Richland 핸포드 사이트와, 다른 한곳은 루이지애나주 Livingston이라는 도시에 있다고 합니다.
외부 투어를 마치고 상황실로 이동했습니다. 여러 개의 모니터가 좌우로 붙어 있는데요..
어떤 모니터는 아주 미세한 주변상황까지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오늘과 같이 외부 개방해서 차량도 많이 들어오고,
사람도 많이 방문하면 이 시스템에 노이즈 신호가 엄청 올라간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여기 투어에서 느낀 점은…
이 중력파 관측이라는 것이 이론상으로는 가능하고, 이전에 간접적인 방법으로 측정한 결과가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이 장비를 설치한 1999년 이후, 한번도 그 중력파가 측정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즉 막대한 장비와 운영비, 인원에 비해 output이 전혀 없는 셈인데도
계속 미국과학재단에서 투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015년에 장비를 새로운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해서 10배 이상 좋은 감도를 갖게 한다는데요..
이런게 정말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거 한번 측정해보자고 LIGO 비슷한 시설을 만들어볼수는 있겠으나,
10여년동안 아무 결과가 없는데 인력, 유지비…
거기다가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새롭게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하면,
우리 나라에서는 아예 ‘존폐 위기’에 설겁니다.
모든 투어를 마치고 나와서 담은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이 투어는 학생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행사 같더라구요..
우리 무연이는 이게 뭐하는 것인지도 모를건데요 뭘.. ㅋ
그래도 뭐 공짜(?)로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아 오랜만에 긴글 올리려니 힘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