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예산을 편성하다 보면
비록 많지는 않아도 회의비라는 항목이 일정 비율 존재하고,
그 회의비를 이용하여 과제 관련 참여인원들이 회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요.
그 돈은 누군가의 개인의 지갑에서 나오는 돈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식사를 서로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할 수 있지요…
물론 한도가 있고, 정부 지원 연구비라면 국민의 세금이기도 하지요.
한국인의 정서상에는 이러한 회식 문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고,
정을 중시한다고 하면서도 살기 힘든 각박한 한국의 사회에서
어쩌다 보니 이것이 전통(혹은 악습?)처럼 되어버린 셈이지요.
물론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개인적인 친분도 쌓을 수 있겠지요.
물론 그 부작용도 많지요. 일과 후의 개인시간을 상당히 뺏아가니까요…
여기에 동반되는 또 다른 문제는 음주이지요.
저도 어느 정도의 음주를 즐기는 편인지라 긍정적인 부분이 많지만, ^^
공식적인 회식자리에서의 음주는 참 힘든 주제죠?
사람마다 생각과 판단기준이 다르지만, 그래도 강권하는 사람만 없다면 괜찮은것 같은데요.. ^^a
(앗! 내가 후배들에게 강권한 적이 많이 있던가? ㅎ…)
미국의 국립연구소는 어떨까요? ㅎ
저 여기 온지 거의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그리고 그 동안 큰 프로젝트 2개, 작은 프로젝트 2개에 참여하고 있는데
지난 주 목요일에 처음으로 과제 회식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여기는 연구비로는 회식 지원이라는게 없는 것 같더라구요.
몇몇 과제의 연구계획서를 봐도 인건비만 과도하게 잡혀있고
(미국은 과제 연구비 중에 인건비 비율이 매우 높지요, 물론 간접비가 훨씬 더 크지만..)
나머지 기기 구입비&재료비와 출장비, 학회참가비 등등이 편성되어 있던데요…
회식비라는 것은 없는 것 같더라구요.
(아 물론 제가 볼수 없는 곳에 편성이 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ㅋㅋ)
아무튼, 그 동안 회식이라는 것은 전혀 없다가…
제가 참여하고 있는 에너지부 지원을 받는 큰 프로젝트 하나가
이번에 5년의 총 연구기간 중에 2년을 마치고 중간 실사(점검)를 받게되었습니다. (과제 과정 중에 한번씩 편성)
Washington DC의 에너지부 담당 공무원들이 외부평가단으로 초청한 인사들을 대동하여
이곳 PNNL에 이틀 동안 머무르며 Site-Review라는 것을 하고 갔는데요..
부실하게 평가를 받으면 남은 3년의 예산이 삭감될 수 있습니다.
특히 첫날이 아주 중요했는데, 과제 책임자와 세부책임자들이 진행상황 발표하고 예산 집행부분 점검하고
포스터 세션을 통해서 세부 연구현황 토의하고…그러면서 하루가 지나갔지요.
다음날은 세부 회의와 질의 응답, 그리고 연구실들을 직접 둘러보는 일정이였습니다.
이 과제는 제가 있는곳의 과학자 한분이 총책임자를 맡고 있고, 세부 책임자들은 미국 전역에서 참가중입니다.
동,서부의 여러 대학교 교수님들과 다른 내셔널랩의 연구원들, 그 외에도 많은 연구소 인력들이지요.
아무튼 첫날 저녁에 과제 총책임자와 세부책임자, 참여자들이 모여서 회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워싱턴 DC에서 온 연방공무원들과 외부 평가단은 전혀 같은 자리를 할 수 없고, 같이 회식을 하지도 않더군요..
흐…그런데… 이 회식의 타이틀이 뭔지 아십니까? “No-host dinner” 입니다.
즉, 자기가 먹는 비용은 자기가 내는 거죠…
참고로 이 과제는 1년 연구비가 약 500만불 정도 됩니다. 55억?
이렇게 큰 과제를 해도, 1인당 20-30불 회식 지원도 안되는 셈이지요.
그날 25명 정도 참가했으니.. 겨우(?) 700-800불 이면 될텐데요……
다들 맥주나 와인도 시켰는데, 그것 또한 당연히 자비…
저는 하이네켄 병맥주 하나를 마시면서 이야기 했지요. (운전도 해야 했고..)
한국은 어느 기관이든, 회식비를 결제하기 위한 법인카드 시스템은 정말 대단히 잘 갖춰져 있지요.
우리나라의 모든 국공립 기관이 회식비 항목을 없애고, 자비로 하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하기 힘듭니다. –;;
ㅋㅋ 오랫만. ㅋㅋㅋ 회식비/판공비/품위유지비/업무추진비/특정업무유지비인가? 암튼 여러모로 있지.ㅋㅋ
한국 직장 문화에서 회식이 없으면,
사람들은 아무일도 못한다고 할것 같은데?
이게 다~~ 비즈니스라고…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