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와 신선놀음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직업들이 있지요.

하지만, 그 중에 제가 걷고있는 과학자라는 직업! 어릴때는 단순히 뭔가 재미있는 자연 현상을 분석하고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으로만 인식을 했고, 나이가 들어서는 엄밀히 말해 순수한 과학자 보다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숙련된 기술자라는 개념에 가깝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고.. 지금의 나를 엄밀히 살펴봐도 순수 과학자라기 보다는 기술자쪽으로 단련된 느낌을 받지만… 그래도 어차피 과학자는 과학자이긴 합니다.

암튼, 각설하고 이러한 과학자라는 직업에 대해 가장 적절한 표현을 골라보라고 하면, 저는 ‘신선놀음’ 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신선은 아시다시피 도교사상에서 나온, 도를 닦아 영생을 얻게된, 즉 세상을 초월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구요.. 신선 놀음이라는 것은, 세상의 근심/걱정 모든 것을 잊고, 그저 하고 싶은 것을 즐기는 그 자체를 신선놀음이라고 하지요. 바둑을 둔다거나 멋진 자연환경을 친구삼아 술을 마신다거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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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과학의 근본은, 정말 신선놀음이 아닌가 합니다. 개인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즉, 이거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도 주고, 실험 기자재 및 각종 시약, 그리고 기타 등등의 지원을 해 주니깐요. 물론 요즘 세상에서는 어떠한 조직에 들어가서 주어지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긴 하겠지만, 그리고 예상한대로 잘 되지 않을 때는 실적에 대한 압박감이 크겠지만, 하는 일 자체는 정말 신선 놀음이 아닐까 합니다.

잠시 딴 이야기로 방향을 틀어서, 중세의 유럽은 기독교의 통제와 억압으로 인해 학문적 암흑기를 보냈지만, 십자군 전쟁때부터 동방에서 가지고 온 많은 새로운 지식과 발명품들을 통해, 모든것이 신의 뜻이라고 믿고 따르던 유럽 사람들을 일깨워 인본주의 계몽운동, 즉 르네상스가 일어나게 되지요.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신의 그늘을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는 사고를 가지고 되고, 자연현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해결해 나가기 시작, 많은 발명, 발견들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다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고 했던 것 처럼요… 

하지만,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이러한 시기에 등장한 많은 근세 유럽의 과학자들이 어떤 사람이였냐는 것이지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그 시대 정말 ‘신선놀음’ 하던 사람들이지요, 바로 귀족들! 단순히 귀족이라는 핏줄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하는 일 없이 먹고 자고 하인들이나 평민들을 노동력으로 만들어지는 수입을 얻고, 평생을 그렇게 보낸 사람들. 우리가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완전 ‘잉여 인간들’이었겠지만, 뭐 나름대로는 그 시대 바쁘게 살았겠지요. 주색잡기에 빠져서 삶을 보낸 사람, 전쟁광이여서 계속 왕을 부추겨 전쟁을 일으켰던 사람들, 하지만 그러한 귀족들 중에는 자연현상에 호기심을 가졌던 몇몇 똑똑한 사람들이 새로운 과학적 결과를 많이 이루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낡은 중세 시대의 사회체제가 바뀌는 계기인,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고, 미국이라는 실험적인 나라가 만들어지면서, 그때부터는 직업적 과학자가 생겨나게 되지요.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는…  더이상은 신선놀음이 아닌, 현실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세상으로 바뀐 것이지요. 그래도 그 과학이라는 자체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호기심 충족! 국가와 민족, 더 나아가서는 인류 복지에 이바지 한다는 거창한 구호는 너무나 뜬 구름 같구요.. ^^

저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만족합니다만, 그래도 제가 가장 부러워하는 직업을 2개 정도 말해보라고 한다면,
하나는 세계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이고, 또 하나는 프로야구 선수 입니다. (물론, 1군에서 주전으로 뛰는..)

역사라는 것은 그 어떠한 자료도 진실되게 기록되어있지 않고, 여러 집필자의 주관에 따라 다르게 해석이 되는 분야이지요. 상상속의 타임머신이 있어서, 정말 공정한 3자가 역사를 서술하지 않는 이상, 역사의 진실은 그 누구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끔의 저의 가치관과 생각을 바탕으로 세계 역사를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프로야구 선수. 아~ 정말 인생의 순간 순간이 짜릿한 승부 아니겠습니까? 투수라면, 던지는 공 하나 하나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타자라면 들어서는 타석마다, 상대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 하나마다 승부의 연속이니…얼마나 인생이 짜릿하고 재미있을까요? 하루의 경기가 이길때도 있을 것이고, 질때도 있을 것이고, 한 시즌을 통해 잘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러다가 정말 실력과 운이 맞아줘서, 현역 선수로서의 은퇴후에도 야구팀 감독을 할수 있다면, 정말 그 직업 재미있는 직업 아닐까 하네요.. 물론 감독들은 성적에 따라 피가 마를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만, 매일 아픈 사람 만나거나, 범죄 저지르는 사람 만나는 직업 보다는 인생이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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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선동열이라는 분을 아주 좋아합니다. 어릴때 야구장가서 그분의 빠른 공으로 잡아내는 삼진을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그 이후의 많은 노력과 일본에서의 실패와 성공들, 그리고 감독으로까지의 모든 야구 인생에서 정말 성공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은 잠시 현업을 떠나 있지만, 곧 어느 팀이든지 러브콜을 보낼 그런 분이지요.

이 분의 인생은 우여곡절도 많았겠지만, 얼마나 재미있었을까요? 자기가 던지는 공에 삼진으로 물러나는 수많은 타자들을 보면서, 쾌감을 느꼈겠지요. 물론 시즌 내내 잦은 출장에 몸이 재산이니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 등이 엄청 컸었겠지만요… 야구 선수들 중에는 과학자를 부러워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직 비정규직 과학자이다 보니, 아직 미래가 불투명합니다만, 하지만 어느정도 수요가 있는 분야에서 열심히 하다가 보면 어떻게 잘 되겠지라는 믿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너무 긍정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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