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뭔가 따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먹고 싶을때가 있어도, 마땅히 먹을 만한게 없습니다.
그래도 여러 사람들의 여론조사를 통해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최선 (집에서 직접 뭘 해먹는것) 다음의 차선책이..
Pasco 오리엔탈 마켓에서 파는 베트남식 쌀국수 입니다. 영어로는 pho 라고 하지요..
짬뽕이나 칼국수 같은게 있으면 좋겠지만, 이곳 Tri-Cities에서는 찾을 수가 없으니 이것으로라도..^^
적당한 면발의 잘 삶은 쌀국수를 바탕으로 해서 Fish 소스가 들어간 국물에
얇게 썬 소고기와 양파, 파, 실란트로에다가 숙주나물, 민트, 할라피뇨 등을 넣어서 다 같이 섞어먹는 국수지요.
아~~!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요것!
한국에서는 고수 풀이라고 하는 실란트로(Cilantro) 이파리지요..
저는 이것을 정말 못 먹겠습니다! 정말로…
2004년도 가을에 해외공동연구사업 차 캘리포니아 UC Riverside에 있을때 이 풀을 처음으로 먹어봤는데요..
학교 구내식당에서 볶음밥을 팔길래 사서 한 숟가락 입에 떠놓고는 바로 뱉을 뻔 했습니다.
이게 어떤 맛인고 하니.. 저한테는 비누 가루를 우걱우걱 씹어 먹는 맛이라고나 할까요??
처음에는 도대체 어떤 것 때문에 이런 맛이 날까 하고.. 볶음밥의 재료들을 하나씩 따로 먹어본 결과
미나리 처럼 생긴 이파리 인것을 확인하고 주변분에게 물어보니 그게 실란트로라고…알려주시더라구요.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 좋아하는데 싫어하는 사람은 엄청 싫어한다고도 까지 알려주셨습니다.
이거 좋아하는 주변 사람은, 쌀국수 먹으러 갈때마다 extra cilantro 달라고 해서 국수 위를 파랗게 덮어 먹더군요..
으…. 난 때려죽여도.. 그 국수 못먹음…ㅋㅋㅋ
저는 몇차례 시도는 해 봤지만, 이건 참 먹기가 어렵네요.
다른 사람들 먹기 쉽지 않다는 과메기, 홍어, 뭐 이런거도 잘 먹는데… 아 이 풀 잎사귀는 정말….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얼마전에 같은 그룹에 일하는 중국인이 저한테 에그롤(egg roll)을 하나 사줬는데,
한 잎 덥썩 베어물었더니 그 안에서 또 이 실란트로 맛이… ㅋ..
그래도 누군가 사 준것이고 한 입까지 베어물었는데 안먹고 남길 수가 없어…
꾸역 꾸역 다 먹긴 했는데, 정말 얼마나 곤욕이였는지 모릅니다. ㅎ…
인터넷에 제법 이와 관련된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 ‘실란트로 향’ 싫은 이유 밝혀져…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016379
– 실란트로 유감… http://www.kasda.com/?mid=poem&page=5&document_srl=26389
– 월남 국수 실란트로 향 싫은 까닭은… http://koreandailynews.net/print_paper.php?number=8109
하… 사실 저는 정말 아무것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식성인데… (이건 아마 어릴적 부모님의 영향이 큰 듯)
저의 이 실란트로 민감성 입맛은 과연 바뀔 수 있을까요? 과연.. 제가 이 풀의 향기에 적응 되는 날이 올까요?
전 그러지 못할 것 같습니다. ㅎㅎㅎ
지금도 항상 쌀국수 집에 가면 전 이렇게 외칩니다. One no cilantro please~! 하하..
물론 이제 그 집 주인은 제가 실란트로 안먹는 것을 알기 때문에 먼저 물어보지요.. One no Cilantro? ㅋㅋ
실란트로 비슷한 채소는 보기는 했지만 먹어보지 못해 말은 못하겠고 기회되면 먹어봐야겠군
미나리 같이 생긴것같군 와관으로는 …
한국에서는 ‘고수’라는 이름으로 더 흔하게 불리울 것입니다. 암튼, 저한테는 비누나 화장품 향이 입안을 자극해서 먹기가 좀 거북하더라구요.